이용혁의 금융시장분석 - 채권, 증시 시황과 투자전략. 중요 레벨 공방전 중 미묘한 변화를 감지하다
- seoultribune
- 2024년 8월 30일
- 2분 분량

최근 소식에 따르면 투자의 전설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는 2016년 부터 보유 중이던 Apple주식(버크셔 포트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의 50%를 정리했고(24년 2분기 말 기준)지속적으로 줄이고 있다고 한다. 애플뿐만 아니라 버핏의 최애 주식이라는 BoA도 매도중이다. 결과적으로 버크셔의 현금 비중은 사상최고치(24.2분기말 기준 2,770억 달러)로 높아져 여차하면 발포할 실탄을 역대급으로 쌓았다.
한편 투자회사의 포트폴리오에서 현금비중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Idle money가 많아져 수익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뜻인데, 8/28일 종가 기준 버크셔 시가총액은 1조 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오히려 시장은 역대급 현금 확보가 좋은 자산을 적시에 투자할 기회가 될 것이라는 믿음의 증거라 보는 것 같다
이런 버핏을 추앙하여 시장에서 '버핏지수'라 이름 붙인 증시지표가 있다. 한 나라의 경제 규모와 주식의 시장가치를 비교하여 주가의 과소/과대 평가 여부를 가리는 지표인데 국내총생산(GDP)대비 시가총액의 비율이다. 버핏이 2001년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주가 수준이 적정한지 판단할 수 있는 최고의 단일지표"라고 언급한 이후 사람들은 이 지표를 '버핏지수'라고 부르게 되었다. 1970년 이래 버핏지수 평균은 92인데 올해 7월 폭락 직전 199을 기록한 후 조정 받았다가 V자 반등에 성공한 8/28 현재 198을 마킹하고 있다. 버핏은 이 값이 200%에 육박한다면 투자자들이 '불장난'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2022년 버핏지수는 211로 최대치를 기록했고 이듬해 S&P500은 19% 폭락한 바 있다. 가치투자 레전드인 버핏이 왜 현금비중을 높이고 있는지 이해가는 대목이다.
현재 증시가 인정받기 위해서는 AI혁명이 돈이 되는 과정에 있는지 지속적 검증과 통과가 필요하다. 그것은 기업실적 발표에 대한 시장의 평가일 터인데 오늘 새벽 세계가 숨죽이며 기다린 엔비디아가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액, 주당이익, 가이던스 모두 시장의 예상을 상회 했음에도 불구하고 정규장에서 2%, 마감 후 실적발표와 함께 8%까지 폭락했다. 두번째 미묘한 변화의 증거다.
한편 파월은 이번주 잭슨홀 연설에서 9월 인하를 확정하는 비둘기로 빙의했다. 7월 폭락전에는 금리하락에 대한 수혜, 기술주 이익실현 순환매가 러셀2000으로 대표되는 소형주에 집중 되었는데 지금은 대형주 중심으로 유입되고 있다(S&P500 균등배분지수 상승폭이 크다). '대마'에 투자하여 순환매 리스크를 줄이고자 하는 스마트 머니 무브 일까? 아니면 단순히 상대적 저평가를 보였던 대형주에 대한 비중 확대 일까? 이것 또한 미묘한 변화다.
채권시장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물가 지표 보다는 'R'의 공포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경기지표 민감도가 높아지고 있다. 물가 지표는 하락 추세가 깨지면(물가 안정세 불안)채권에 악재일테지만 예상수준이면 호재라기보단 중립 느낌이다.현재 미 금리곡선은 9월 50bp인하를 30% 초반 수준의 확률로 반영하고 있다. 필자가 보기엔 8월 고용지표 대폭락 없이는 9월 50bp인하는 불가능해 보인다.
채권시장의 급진적인 변화는 한국에서 더 뚜렷하다. 8/27일 25년 정부 예산안이 발표되었는데 국채발행 한도가 201조로 나오면서 시장에 즉각적인 충격을 줬다. 예상밖 재료였던데다 순증 예상액이 24년 대비 67.9% 증가한다는 사실에 당일 3년, 10년 국고채 금리는 각각 4.5bp, 9bp 상승하며 대규모 외국인 선물매도를 이끌어 냈다. 8월 금통위에서 부동산만 아니면 '인하'였을 시장의 기대가 반영된 투자심리가 훼손됐다.
이같은 시황에 기반한 투자전략은 다음과 같다. 먼저 주식 부분은 AI혁명이 신산업혁명에 버금간다는 주장에 동의한다. 이는 중장기 기술주 포지션 구축은 유효하다는 의미다. 다만 버핏지수 등 Valuation 부담, 9~10월 전통적 증시 약세 심리를 염두해 둔고 인내심을 갖는다면 버핏 할아버지와 함께 리스크 프리미엄을 충분히 확보하면서 매수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금리인하 사이클 진입에 따른 순환매(소형주든 대형주든)나 AI 생태계(밸류체인)상 수혜주라는 '전력 인프라' 같은 테마는 쫒지 않으련다. 테마는 속도도 따라 가기 어렵고 공부가 충분치 않으면 인내심 갖기도 쉽지 않다.
채권전략은 단순하다. 현재는 줄기차게 아래로 달려왔던 금리 흐름이 반등하는 결이다. 마저 정리하지 못했던 기존 매수포지션은 홀딩하고 국고 30년 ETF를 3.20% 이상에서 재매수 대기한다. 엔스왑 미국채 포지션은 엔 140엔 돌파와 미 30년 국채 4% 아래에서는 전량 매각하여 포지션이 남아 있지 않도록 한다.
이용혁
서울트리뷴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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