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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혁의 금융시장분석 - 레포(REPO)펀드, 빛(신용팽창기)과 그림자(신용위축기)

  • seoultribune
  • 2024년 10월 20일
  • 3분 분량


레포(REPO)펀드란 'REPO'라는 금융기법을 주된 운용전략으로 사용하는 펀드다. REPO는 '환매조건부채권매매'라고 번역되는데 RP, Sale and repurchase agreement로도 불린다. 다음의 예시를 통해 REPO를 이해해 보자.

​흥교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에서 레포펀드를 운용하는 기동찬 차장은 최근 출근하는 재미가 솔솔하다. 본인이 운용하는 레포펀드의 수익률이 금리하락 및 크레딧 스프레드 축소에 힘입어 초과수익을 내고 있다. 덕분에 기관투자자의 투자자금도 확대 중이고 영업부서에 PT 요청도 많아 바쁜 나날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오늘도 연기금으로부터 추가로 유입된 자금으로 국채, 은행채, 카드채를 매수하고 이를 담보로 레포 중개회사를 통해 1주일 만기 차입으로 원금대비 250% 차입(레버리지)비율을 유지할 예정이다. 이와 별개로 지난주 레포차입 건 중 만기가 도래한 물량을 재조달하는 '롤 오버'거래도 수행해야 한다. 지난주 금리인하로 단기금리가 25bp 하락했기 때문에 레포금리가 하락하여 향후 펀드수익률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금리인하기를 맞아 공격적인 자금유치를 위해 기관투자자 PT도 예정되어 있다.

지난 2022년 금리 급등과 레고사태에 따른 크레딧 스프레드 급등으로 원본 손실을 경험했고 뒤 이은 환매 중단을 설득하기 위해 발바닥에 땀나도록 뛰었던 아찔한 경험은 잊혀진 지 오래다'

​레포는 자신이 보유한 채권을 담보로 자금을 차입하고 약정된 만기에 동일 채권을 되사오면서 자금이 상환되는 단기금융시장 조달기법이다. 채권을 담보로 차입하기 때문에 조달금리가 낮다. 한국은행이 정하는 기준금리도 1주일 RP금리인데 한국은행과 금융기관간 적격 채권을 담보로 한 자금의 차입, 운용금리이다.

​레포는 '차입(레버리지)'수단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펀드에서는 사용할 수 없고(MMF 등 펀드는 보유 유동성을 빌려주는 대여자로서만 참여 가능하다) 차입이 허용되는 '한국형 헤지펀드'에서만 활용 가능하다. 한국 시장에서 헤지펀드라 함은 '롱(매수) 숏(매도 혹은 차입)이 가능한 펀드'를 말하며 기초자산이 주식이든 채권이든 관계없다. 한국시장에서 헤지펀드는 '차입이 가능한 펀드다' 라고 이해하면 된다. 따라서 레포펀드는 헤지펀드로 분류되고 레포펀드를 운용할 수 있는 주체는 사모펀드(헤지펀드)운용 인가를 보유한 자산운용사, 증권사 등이 가능하다. 다소 지나간 데이터이지만 20년 4월 기준 한국형 헤지펀드의 25%가 레포펀드라고 한다.

규정상 차입은 펀드원금의 400%까지 가능하지만 기동찬 차장은 레고사태의 아픈 기억이 있어서 250% 이내 차입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즉 펀드 투자원금 100억원으로 국채를 매수하여 담보로 제공하고 자금을 차입, 동 자금으로 여전채를 사고 다시 동 여전채를 담보로 자금을 차입하여 ABCP를 매수하는 일련의 '돌려치기'(은행이 고객으로부터 예수금을 받아 지준율 초과분을 신용창조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과정을 통해 4배까지 AUM을 확대(레버리지)할 수 있다. 이때 투자자의 환매요청에 대응하기 위해 차입금의 최대 20%는 유동성으로 보유해야 한다. 은행이 지급준비금을 보유 하듯 차입 펀드에서도 일정 비율 유동성 비중을 강제하는 규정이 있다.

​레포펀드는 투자원금으로 매수한 채권을 레포시장을 통해 추가 차입하고 투자하는 과정을 통해 '보유채권금리-레포조달금리' 이자마진을 확보한다. 레버리지비율이 올라갈 수록 이자마진이 커진다. 레포조달만기는 1일 부터 1달 이내 초단기 조달이 대부분이고 레포 당사자간 협의에 의해 텀레포(보통 3개월을 초과하는 레포만기)가 거래되기도 한다.조달이 단기인 만큼 만기가 도래할 때마다 '레포롤오버'를 실행해야 한다. 레포금리는 단기금리에 연동되기 때문에 기준금리의 변화와 거래일 당일 자금상황에 따라 조달금리가 매번 바뀌게 된다.

사례에서 기동찬 차장의 펀드는 2.5배의 레버리지를 사용하고 있는데 마침 일주일 전 한국은행이 25bp 금리를 인하했기 때문에 rp금리에 즉시 반영된다. 따라서 직전 대비 투자원금 기준 62.5bp 내외의 이자마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보통 운용역들은 이자마진 확보를 위해 여전채, 금융채, 회사채, ABCP 등 크레딧채권을 보유하고 채권만기도 조달 만기 대비 길게 가져가기 때문에 금리 하락기에는 자본차익(평가차익, 매매차익)도 발생한다. 즉 레포펀드는 초단기조달 레버리지를 사용하여 원금 대비 최대 400%까지 조달만기보다 긴 크레딧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다. 따라서 금리가 횡보하거나 정책금리가 인하되는 사이클에서는 안정적 초과수익을 창출 할 수 있다.

반면 금리 인상기 혹은 신용수축기(크레딧 스프레드 확대)나 신용위기가 들이닥치면 펀드 수익률은 곤두박질친다. 22년 레고사태가 좋은 예다.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에 이어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크레딧 시장에서 유동성이 고갈되면서 시장금리와 크레딧 스프레드가 대폭 확대 되었다.MMF대비 초과 이자수익을 바라며 레포펀드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은 원금손실이 발생했고 환매중단 전에 자금을 먼저 회수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레포펀드발 펀드런 사태가 발생했다. 이같은 상황에서는 금리인하기와는 정 반대로 보유채권은 평가손확대,조달금리(RP)는 상승하여 이자마진이 축소 혹은 역전된다. 투자자의 환매요청은 보유채권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채권평가손이 실현손실로 확정되고 크레딧 스프레드 확대를 유발하면서 채권시장 변동성 확대와 펀드수익율 하락을 동반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사례에서 기동찬 차장이 22년 레고사태때 환매중단 설득을 위해 발바닥이 땀나도록 뛴 이유가 이것이다. 환매가 늘어날 수록 펀드와 시장이 동시에 망가지기 때문이다. 환매가 한발 늦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매우 불편한 상황이다.

​연기금, 보험사 등 기관투자자들은 유동성을 MMF와 은행MMDA 등으로 운용하는데 초과수익 창출을 위해 레포펀드에 투자하기도 한다. 초과수익은 보유기간 동안 발생하는 이자수익과 금리나 크레딧 스프레드가 하락할 때 발생한다. 하지만 반대의 상황이 발생하면 환매압력이 높아진다. 소위 말하는 소탐대실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기 때문에 남보다 한 발 앞서 빠져 나오려 한다. 이같은 투자자들의 행태가 시장과 펀드를 더욱 악화시키는 악순환에 빠지게 한다.필자가 기관투자자 입장 소탐대실이라고 설명하는 이유는 기대수익은 MMF 대비 그만저만 한데, 시장이 반대로 갈 경우 다운사이드 리스크는 기울기가 커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레포펀드에 투자하고자 하는 기관은 동 펀드의 수익률 행태를 잘 이해해야 한다.

금리인하 사이클 진입 직전 부터 동결(실질금리까지 금리를 내린 시점)초기 까지가 적기이다. 인하 사이클이 종료된 후 동결 기간 중에는 소탐대실 하지 말아야 한다. 크레딧 시장의 발작은 생각보다 자주 발생한다.

이용혁 (금융시장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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