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 산업은행 자회사 편입… 부실 금융사 연명 논란
- seoultribune
- 2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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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이 산업은행의 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이지만, 이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다. 산업은행이 보험업 운영 경험이 부족한 가운데, 추가 자금 투입 없이는 정상화가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KDB생명의 자회사 편입이 실질적인 해결책이 아니라 단순한 미봉책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산업은행, 보험사 운영 적절한가?
산업은행은 본래 산업 구조조정과 기업 금융 지원을 담당하는 국책은행이다. 그러나 KDB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하면 보험사 경영을 직접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된다. 문제는 산업은행이 생명보험업 운영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이다. 금융업 전반을 다룰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하더라도 보험업은 리스크 관리와 자산운용이 핵심적인 산업으로, 전문성이 요구된다.
게다가 산업은행이 추가적인 자금 투입을 하지 않는다면 KDB생명의 재무 건전성 개선이 어렵다. 현재 KDB생명의 지급여력비율(K-ICS)은 2024년 6월 말 기준 경과조치 적용 전 55.8%, 적용 후 155.4%로 금융당국의 권고 기준(150%)을 간신히 충족하고 있다. 정상적인 경영이 이루어지려면 최소 1조 원 이상의 추가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실 금융사 연명 논란… 추가 자금 투입 불가피
산업은행은 이미 KDB생명에 약 1조 5000억 원을 투입했지만, 여전히 부실한 상태다. 만약 추가 지원 없이 자회사로 편입하게 되면 KDB생명은 사실상 산업은행의 부실 자산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추가 자본 확충이 없이는 매각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산업은행이 결국 추가 자금을 투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산업은행이 추가 자금을 지원할 경우, 세금이 민간 보험사의 정상화에 쓰이는 것을 두고 공적자금 투입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특히 과거 외환위기 당시 부실 금융사에 공적자금을 투입했던 전례와 유사한 구조라는 점에서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KDB생명 재매각 가능할까?
KDB생명은 2014년 이후 총 6차례에 걸쳐 매각을 시도했으나, 부실한 재무건전성으로 인해 모두 실패했다. 2023년 하나금융지주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었지만, 실사 후 "조 단위 자금 투입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인수를 포기한 것도 같은 이유였다.
따라서 산업은행이 추가 자금 지원 없이 KDB생명을 재매각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즉, 자회사 편입이 매각을 위한 중간 단계가 아니라 오히려 장기 보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안은 없는가?
전문가들은 산업은행이 KDB생명을 단독으로 보유하기보다는 금융사 또는 PEF와 공동 지분 구조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와 함께 산업은행이 빠른 시일 내에 KDB생명의 일부 경영권을 민간에 넘기고, 점진적으로 민영화를 추진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결국 KDB생명의 산업은행 자회사 편입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 없이 시간을 벌기 위한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부실은 점덤 눈덩이 처럼 커지게 된다. 산업은행이 자회사 편입 이후 추가 자금 투입 여부를 어떻게 결정할지, 그리고 KDB생명의 향후 매각 전략을 어떻게 수립할지가 이번 논란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서울트리뷴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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