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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혁의 금융시장분석 - 2022년 4분기 채권시장 패닉과 보험사 유동성 대응 2편.(유동성 규제완화와 보험사 대응)

  • seoultribune
  • 2024년 11월 17일
  • 3분 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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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금리인상 발(22년 한 해 동안 250bp 인상) 시중금리 급등은 과거 저금리 시절 가입한 예금 및 보험 해약이 급증하는 머니무브를 가속화 시켰다. 보험사는 고금리를 쫒는 머니무브외에도 2012년, 2017년 판매한 저축성 보험 만기 상환까지 겹치며 유동성 이중고에 빠졌었다. 보험사가 채권을 '묻지마' 던지자, 시장금리는 상승했고 특수채 발행마저도 유찰되는 상황이 이어졌다. 연이어 터진 레고랜드 사태와 1년 전(21년)과는 전혀 다른 '저 세상'에 가 있는 금리는 22년 말 퇴직연금시장 발 채권시장 패닉이 지속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22년 3분기는 국채마저도 외면받는 채권시장 대 혼란기였다.

​채권시장이 패닉에 빠지자 금융당국은 시장안정화 조치를 단행했다. 2020년 팬데믹 때 재결성됐던 채권시장안정화펀드(채안펀드)등 채권시장 안정화 조치를 가동했다. 채안펀드를 재가동하고, PF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했다. 보험사에 RP차입을 허용했고 보험사 유동성비율 산정시 보유 국채는 잔존 만기에 관계없이 유동성 자산으로 인정해 주었다.

보험사는 해지나 상환자금 마련 뿐만 아니라 유동성비율 준수를 위해서도 채권을 매각 할 수 밖에 없었는데, 국채가 유동성 자산에 포함되자 '묻지마'매각 사유 한 가지는 줄어든 셈이었다. (참고로 국내 생명보험사들의 국채 보유 비중은 전체 채권자산의 50%를 상회한다.) 이 부분은 시장에 즉각 영향을 미쳤다.

해당 조치가 발효되는 순간 유동성 비율 준수는 보험사에 더 이상 고민거리 아니었다.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면 RP시장(당시 한국은행은 RP적격담보 범위를 확대시키며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했다)에서 즉시 단기자금 조달이 가능하기 때문에 당국의 조치는 유효 적절했다. 보험사의 RP차입이 허용되자 각 사들은 '여차하면 '조달할 수 있는 'RP차입한도'를 설정하여 급한불을 끄기 시작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보험사 발 '묻지마' 채권매도가 줄어들자 시장도 점차 안정화되기 시작했다.

​당시 규제당국의 완화책에도 불구하고 일부 보험사는 RP차입을 통한 유동성확보에 소극적이었다. 원래 허용되지 않던 수단을 활용하기에 자신이 없었던 걸까? 아니면 이미 필요한 유동성은 채권매각으로 모두 확보해서? 그것도 아니면 내부 의사결정과정(당국이 RP차입을 허용했더라도 '이사회'등 내부절차를 통해 유동성 마련 목적 차입 의사결정 근거가 있어야 한다)중 드러날 수 있는 유동성 관리 책임을 우려해서 일까?

프론트 경험이 풍부했던 임원들은 RP차입을 통한 유동성 조달에 적극적이었다. 반면 기획 업무를 주로 했던 임원은 RP차입에 소극적이었다.

프론트 경험이 많은 임원이 RP차입에 적극적이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시장 불안감이 극도로 치달으며 밀어올린 금리는 오래 가기 어렵다는 사실을 경험을 통해서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다. 보험사 채권매각이 금리를 끌어 올리는 악순환이 당국의 규제완화정책으로 진정될 것이라 예상했을 것이다. 파격적인 당국의 규제완화책은 전체적인 유동성조달 비용을 줄이고 머지 않아 위험 스프레드를 낮출 것이라고 기대했을 것이다.

​RP차입에 적극적이었던 보험사와 소극적이었던 보험사의 정책은 어떤 재무적 결과를 가져왔을까? 예를 들어보자.

22년 10월~12월, 23년 1월~3월 국채 10년(듀레이션 7년 가정) 평균금리는 각각 4.00%, 3.45%, RP금리는 각각 3.20%, 3.50%라 가정하자.

​삼한생명은 22년 10월~12월말까지 국채매각을 통해 1조원 상당의 유동성을 조달했다. 채권 매각손을 무한정 실현시킬 수 없으니 과거 매수했던 고금리 국채(비지표 20년 국채)를 대량 포함시켰다. 매각 대상 국채의 보유금리는 3.50% 잔존만기는 평균 10년이다. 실현 매각손은 350억원이다.(100억당 3.5억(50bp*7*100억)) 이렇게 조달한 유동성을 해지와 만기 상환금, 연말 퇴직계정 상환금으로 사용했다. 350억원의 매각손을 실현했고 보유이원도 낮아졌다. 10년 래 최고 금리 꼭지에서 알토란 채권을 매각한 셈이다.

​태양생명은 1조원을 RP로 조달했다. 1조원 조달비용은 22년 4분기 평균 80억(1조*3.20%*90일), 23년 1분기 평균 87.50억(1조*3.50%*90일), 최종 167.5억 소요됐다. 태양생명은 23년 들어 당해 1분기 말까지 보유금리 3.50%인 잔존만기 평균 10년 국채 1조를 매각하여 RP차입금을 상환했다. 이때 매각한 1조 채권의 실현익은 35억(100억당 0.35억(5bp*7*100억))이다. 태양생명은 적극적 RP차입으로 1조원을 조달하고 다음년도 채권시장이 안정되자 채권매각익을 실현하며 차입금을 상환했다. 동 과정을 통해 태양생명은 132.5억원의 조달비용을 치렀다. 삼한생명이 지불한 350억원 대비 217.5억원 비용을 절감했다.

태양생명은 22년 채권시장 패닉시기 기민한 대응으로 투자손익을 방어하고 절감된 비용을 보험영업에 재투자하여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삼한생명은 22년 패닉때 지불한 유동성 비용은 시장이 업계 전체에 가져다 준 불가피한 손실이었다고 강변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진 보험영업 시장에서 사업비 부담은 여전하다.

​두 회사의 대응 방법에 따른 결과치인 217.5억이라는 기회비용(삼한생명)과 기회이익(태양생명)은 재무제표에 표기되지 않는다. 시간을 두고 두 회사의 경쟁력에 영향을 미친다.

이정혁 (금융시장 전문가)

서울트리뷴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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