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회계법인 지배구조·'네트워크 법인 비감사용역' 공시 추진
- seoultribune
- 3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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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 당국이 회계법인의 지배구조 투명화를 위해 주요 지배기구의 구성원을 공개하고 중요 의결사항을 공개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회계법인과 계열 컨설팅법인 등의 독립성 훼손 방지를 위해 네트워크 회계법인을 통한 비감사용역 수주 내용을 공시하는 방안을 시행하기로 했다.
14일 감독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회계법인 사업보고서 작성 항목에 기업 지배구조 구성원과 지배구조 구성기구의 중요 의결사항 등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행 외부감사법 상 회계법인 사업보고서 기재 항목에는 주주 및 출자자 현황과 임원 및 직원 현황, 사업 내용 및 조직도 외 지배구조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빠져 있다. 사원총회와 경영위원회 등 주요 의사결정 기구에 대한 소개 외에 실제 구성원이나 의결사항 등은 누락돼 있어 주요 경영의사 결정 주체와 항목 등은 알 수 없다.
이찬진 금감원장이 최근 회계법인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감사품질 중심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경영진 견제기구를 구성하는 등 건전하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구축해달라"고 주문한 배경이다.
삼일회계법인의 최근 사업보고서에서도 경영위원회를 제외한 감사품질자문위원회 구성인력이 5명이라는 점 외에 실제 구성원이나 논의 내용은 전무하다. 삼정회계법인의 회계와 업무에 관한 감사와 견제 역할을 담당하는 SC(Shareholders' Council) 역시 구성원 내역이나 실제 의결 내용은 투명하게 공개돼 있지 않다.
금감원은 연내 외부감사 및 회계 등에 관한 규정 시행세칙을 개정해 내년 회계법인 사업보고서 작성 시에 지배구조 관련 항목을 공시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또 금감원은 네트워크 회계법인이 수행한 비감사용역을 공시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개정돼 올해부터 시행된 공인회계사회윤리기준에서 네트워크 회계법인을 독립성 평가 항목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네트워크 회계법인'이란 공동 소유와 통제 또는 경영 공유, 공통의 사업전략 공유, 공통의 브랜드를 사용하는 컨설팅 법인이나 세무법인 등을 말한다.
삼일회계법인은 ㈜PwC비즈니스서비스, 삼일세무법인, PwC관세법인, (유)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컨설팅, ㈜피더블유씨매니지드서비시즈 등을 네트워크 회계법인으로 분류하고 있다. 삼정회계법인은 삼정KPMG 유한회사, 삼정KPMG금융보험계리 주식회사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고 한영회계법인도 언스트앤영어드바이저리 주식회사, 이와이케이디에스유한회사, 이와이컨설팅 유한책임회사, 이와이관세법인 등이 주요 계열회사다.
현행 법령에서는 외부감사인이 수행한 비감사용역에 대해서만 공시하도록 하고 있다. 이런 허점을 이용해 대형 회계법인들은 회계법인과 비감사서비스를 수행하는 컨설팅 법인을 분리해 외부감사 업무와 비감사용역을 모두 수행하는 관행이 잦았다.
해외 대형 회계법인과 제휴를 맺고 있는 S회계법인은 컨설팅업체를 분리해 설립했다. S회계법인은 2021년 현대차그룹이 투자한 포티투닷의 외부감사인이었고, 계열 컨설팅회사는 포티투닷의 시스템 구축용역을 수행했다. S회계법인은 2022년에는 신세계의 외부감사인을 맡으면서, 계열 컨설팅법인은 전사적 관리시스템 구축업무를 수행하였다. 공인회계사법은 재무정보 체제 구축 업무를 외부감사인이 동시에 수행할 수 없는 비감사서비스로 규정하고 있다.
이 같은 외부감사인과 네트워크 회계법인 간의 독립성 침해를 막기 위해 금감원은 연내 기업공시 서식 작성기준을 개정해 감사인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회계법인이 수행한 비감사용역도 공시하도록 할 예정이다.
서울트리뷴 (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