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이용혁의 금융시장분석 - 채권선도(본드 포워드)파헤치기 2편. 선도금리 결정 원리와 보험사가 채권선도를 거래하는 이유

  • seoultribune
  • 2024년 9월 8일
  • 3분 분량


직전 기고문에서 예시한 사례를 다시 가져와 보자.

'삼한생명에서 채권운용역으로 근무하는 박성한 과장은 최근 장기 국채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한 채권 포트폴리오 구축에 고민이 많다. 오늘은 30년 국채 입찰일 인데 그간 미끄러져 내려오던 금리가 기재부가 발표한 25년 국채 발행규모가 예상을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나오자 전일비 10bp 상승한 2.98%에 거래되고 있어 매수 대응을 고민중이다.

​월말인지라 이번달 할당된 전술적 자산배분 재원을 대부분 소진한 상태라 매수재원이 타이트하다. 현재 국고채 금리는 금리인하 사이클이 임박한 영향이 반영되어 장단기 금리차가 지난달 대비 확대(steep)되었다.

​박과장은 이런 사정을 채권선도 매수 적기로 판단하고 삼한생명과 장외파생거래 적격 거래상대방인 신한투자증권을 포함 3~4개 기관에 24-2를 준거채권으로 하는 5년 선도만기 채권선도 가격(금리)를 요청했다. 동일한 시간, 동일한 조건으로 선도금리를 취합(가벼운 비딩 방식)한 결과 신한투자증권이 2.93% 호가를 제시하여 가장 높았고 다른 기관은 2.91%, 2.88%에 그쳤다. 박과장은 금리가 가장 높은 신한투자증권과 명목금액 500억 5년 만기 채권선도 거래를 체결하고 위험회피회계(헤지회계)적용을 준비했다.'

​박성한 과장이 채권선도를 체결한 시점에 국고채 24-2(만기 30년) 현물금리(파생시장에서는 Spot(rate)라 불린다)는 2.98% 이었다. 최종 체결 선도금리가 2.93%였으니 당시 현물금리보다 5bp 낮은 셈이다. 선도금리는 어떻게 결정될까? 삼한생명은 왜 현물금리보다 5bp나 낮은 채권선도를 매수했을까?

​선도금리는 현재의 금리기간구조에 내재되어 있는 '특정시점'의 '특정만기 구간' 금리를 말한다. 본 사례에서는 5년 뒤(특정시점), 잔존 25년 만기(특정만기) 채권의 금리를 현재 산출한 것이 선도금리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선도금리는 '현재 금리기간구조'에 내재되어 있다는 단서이다.

국채의 잔존만기에 상응하는 만기수익율을 매칭시킨 점을 연결한 금리기간구조는 시장에서 실시간으로 관찰된다. 그런데 시장에서 관찰되는 금리는 1년에 2번 이자를 지급하는 이표채 금리의 만기수익률이다. 국고채 선도금리를 계산하기 위해서는 무이표채(중간에 이자지급이 없는 채권의 수익률)수익률 기간구조가 필요하다. 이표채 금리기간구조를 무이표채 기간구조로의 전환은 초단기 기준금리(한은 RP금리)부터 시작하여 중간에 이자지급이 없는 짧은 잔존만기(1개월 등)수익률과 이표채 금리와의 관계식을 사용한다(이와 같은 방법을 부트스트래핑이라고 한다).

무이표채 이자율 기간구조를 만들었다면 선도금리 계산은 항등식을 이용한 간단한 산수로 가능하다. '5년 현물금리*5년 뒤 25년 잔존 만기 선도금리 = 30년 현물금리' 를 만족하는 선도금리를 역산하는 방식이다.

8/29일 국고채 기간구조는 다음과 같았다.

5년 2.997%, 10년 3.027%, 20년 3.077%, 30년 2.985%.

10년까지는 우상향 하다가 이후 30년까지 우하향 하는 모습이다. 선도금리 항등식으로 다시 돌아가 보면 5년 금리(2.997%)*5년 뒤 잔존 25년 선도금리(?) = 30년 금리(2.985%)를 만족시켜야 하므로 선도금리는 30년 현물금리보다 낮을 수 밖에 없다. 즉 이자율 기간구조가 우상향하는 커브에 내재된 선도금리는 원만기 현물금리보다 높고, 우하향하는 모양이면 낮을 수 밖에 없다. 현실세계의 이자율 기간구조는 균일하게 우상향 하거나 우하향 하지 않고 들쑥날쑥 하기 때문에 선도만기와 잔존만기의 조합에 따라 선도금리는 원만기 현물금리보다 낮을 수도 높을수도 있다.

위 방식대로 현재의 이자율 기간구조로부터 산출된 다양한 조합의 선도금리는 '이론 선도금리'다. 실제 거래 가능한 금리는 이론금리에 헤지마진+세일즈마진 + 장외파생 거래상대방 비용 등이 더해져 결정된다. 사례에서 이론가는 현물 24-2 금리대비 약 1.5bp 낮은 2.965% 수준이었다. 기타 거래비용과 마진이 반영되어 2.93%에 최종 거래된 속사정이 숨어있다.

​삼한생명이 현물보다 5bp나 낮은 채권선도거래를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사례에서 언급되었던 정보를 기반으로 이유를 찾아보자. 첫번째는 '월말인지라 이번 달 할당된 전술적 자산배분 재원을 대부분 소진한 상태'라는 점, 두번째는 '8월 내내 금리가 하락하다 공급 충격으로 입찰 당일 금리가 급등', 세번째는 '금리인하 사이클이 임박한 영향이 반영되어 장단기 금리차가 지난달 대비 Steep 되었다'라는 정보다.

보험사, 특히 종신보험조달 비중이 높은 생보사는 우량 장기채 매수가 ALM의 기본이다. '종신'보험은 시간이 경과해도 좀처럼 듀레이션이 감소하지 않는다. 반면 자산인 채권은 시간의 경과에 따라 듀레이션이 감소된다. 듀레이션의 다른말이 '가중평균상환만기'임을 기억해보면 채권만기가 다가올수록 상환만기가 짧아지는 것은 자명하다. 그리고 보험은 보험사고 발생시 보험료 납입면제, 확정 보험금지급, 최저보증금리(시장금리가 하락 하더라도 최초 판매시 약속했던 약정 금리는 지급해야 한다)지급약정, 변액연금보험료 원금보장 등 다양한 옵션 약정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런 옵션들은 금리 하락시 부채의 듀레이션을 더 크게 만드는 요인(Negative Convexity라고 한다)이다.

24년 30년 국채 금리는 4월 말 3.50% 고점 기록 후 8월 초 2.86%까지 하락하다 소폭 상승한 상황이다. 금리가 전반적으로 하락했으니 부채 듀레이션이 증가했을 것이고 ALM목적(금리위험액 관리)상 장기채 매수 강도를 강화해야 한다. 때마침 금리가 반등한 상황에서 장기채 매수재원이 소진 됐으니 선도매수로 자산 듀레이션을 늘리는 선택은 합리적이다. 그리고 입찰일에는 장기국채가 2조~3조 이상 공급되기 때문에 선도매수에 따른 시장 수급 충격도 줄일 수 있다. 장단기 금리가 Steep된 점도 이론 선도금리를 높게 만들어 주어 삼한생명에 우호적 상황이다.

종합하자면 삼한생명은 현재 금리수준이 전반적으로 장기채를 매수하기에 부담이 없다는 전제하에 1.금리하향추세 지속으로 부채듀레이션 증가가 자산듀레이션 증가보다 커져서 매수강도 강화가 필요하다. 2. 우선적으로 현물매수로 대응 했지만 월말을 맞아 매수재원 소진, 3. 전일 대비 Bear Steep(금리가 오르는데 장기물 금리가 더 크게 상승)되면서 선도금리가 개선(보험사 입장 선도금리상승)된 점을 감안하여 채권선도 매수를 실행했다.

​금리 하락속도가 빨라지면 Negative Convexity영향으로 보험사의 장기채 매수강도는 더욱 강화될 것이다.

이용혁

서울트리뷴 (c)

서울트리뷴

제호. 서울트리뷴

T. 070-4571-7531  |  E. seoul_tribune@naver.com

(07635) 서울 강서구 강서로 47길 165, 9층 901-107호 (내발산동, 신원메디칼프라자)

등록번호. 서울 아55338  |  등록연월일. 2024.03.07  |  발행인. 김정민  |  편집인. 김정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정민

© 2024 by Seoul Tribune. All Rights Reserved.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