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혁의 금융투자 교실 - CFO 상품
- seoultribune
- 2024년 4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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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일: 2024년 5월 23일
CFO는 '펀드'를 유동화 기초자산으로 하고 동 매입자금을 계층화증권(Trench Note) 발행을 통해 조달하는 유동화 혹은 구조화(Structured) note를 말한다.
2017년 어느날로 기억된다. 필자의 사무실에 오래 알고 지내던 외국계은행 sell side분이 찾아오셨다. 방문목적은 CFO 상품 소개였는데 싱가폴에서 동 펀드를 운용하는 대표와 함께 방문해 주셨다. 상품명은 'Azalea' 시리즈로 기억한다.
그때까지 필자가 봐왔던 펀드관련 상품은 Fund of Funds 형태나 구조화증권 방식이었다. 채권 등 다양한 형태의 기초자산으로 운용되는 펀드pool을 미리 정해놓고 펀드배분 테크닉(정율, 리스크버짓팅, CPPI, Maxmizing, Minimizing 등)에 따라 기계적으로 리밸런싱하고 그 성과를 수취하는 형태다. 동 성과를 지수화하여 Call, Put, Exotic 옵션 payoff를 추가할 수도 있고 원금보장형 구조도 만들 수 있다.(관련 상품은 다른 지면을 통해 소개하기로 한다)
그날 봤던 Azalea(상품명이면서 싱가폴 국부펀드인 테마섹의 운용자회사)는 신박한 상품이었다. 기초자산이 다름아닌 KKR, Carlyle, Apollo, CVC 등 글로벌 Top tier PE의 기투자 대표펀드였다. 동 펀드들은 날이면 날마다 투자기회가 있는상품도 아니거니와 기설정 펀드이기 때문에 투자집행율이 높아서 배당가능시기와 exit만기가 상대적으로 짧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양한 GP의 대표펀드 분산투자로 위험경감이 가능한 것은 덤이다.
Azalea구조는 다음과 같다. 테마섹(기초자산 최초 보유자)은 과거에 투자했던 여러개 PE펀드를 Azalea가 주관하는 SPC에 매각한다. SPC는 매수재원을 시니어, 주니어, 에쿼티 트렌치로 계층화한 증권을 발행해 조달한다. 시니어 노트는 고정금리를 지급하고 차순위 노트는 선순위 보다 금리는 높지만 이자 및 원금상환은 후순위다. 에퀴티는 테마색이 보유하는 구조다.
SPC관점 현금유입과 유출의 배분순서를 살펴보자. 현금유입은 기초자산 PE펀드로부터 유입되는 배당금, 만기상환금 등이다. 이런 수익은 사전에 약정된 고정금리 선순위 채권자에게 이자 및 원금상환에 먼저 사용되고 남는 재원이 차순위자, 에퀴티 소유자에게 순차로 귀속된다. 이때 선순위와 후순위 증권에 신용등급을 받아 기관투자자의 투자저변을 확대하기도 한다.(보통 기관투자자들은 무등급 채권보다 등급부여 채권에 투자하기를 선호한다)
기초자산이 PE펀드로 구성되어 있는데 어떻게 신용등급을 받을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을 가지는 독자들도 많으실터. 신평사들은 통계학적 방법론에 따라 원리금 상환위험 확률을 근거로 신용등급을 산출한다.
기초자산 PE펀드의 평균만기는 5.5년, 과거 동질 펀드의 상환 IRR이 20%이고 선순위 트렌치 만기는 5년, 고정금리쿠폰은 연지급 7%라고 가정하자. 원리금 지급시점에 기초자산으로부터 현금흐름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테마섹이 자금보충하는 신용보강구조라면 신용등급이 나올까? 정답은 Yes.
테마섹의 자금보충 약정이 무조건적이면 테마색 보증채 신용등급과 같을 것이다. 자금보충 약정이 무조건 적이지 않다면 신평사는 구조화증권 신용등급 평가 방법론에 따라 기초자산 현금흐름 시나리오와 시나리오별 계층화증권의 신용보강 수준을 추정하여 등급을 산출한다. 후순위와 에쿼티 비중이 클수록, 선순위 쿠폰이 낮을 수록 높은 신용등급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실무적으론 동일 만기, 동일 신용등급 대비 매력적인 금리로 발행 될 수 있도록 계층화증권 규모와 현금보유규모 및 자금보충 약정을 설계한다. 마치 대한항공 항공운임료 기초자산 유동화증권이 동일 신용등급 일반 채권보다 이자율이 높도록 설계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다음은 Azalea 이해관계자별 거래 니즈이다.
먼저 자산 소유자였던 테마섹 관점이다. 테마섹은 자산을 계속 보유하는 것보다 유동화 이점이 있다면 거래니즈가 있을 것이다. 일반 유동화에서 원자산 소유자가 갖는 이점과 유사하다. 자산 떨어내고 유동성으로 회수함으로써 위험자본액을 낮추고, 자산리밸런싱이 가능하다. 에쿼티 트렌치를 보유함으로써 기존 자산으로부터 나오는 수익 중 선순위, 후순위 채권자에게 상환하고 남은 수익을 가져올 수 있다. 유동화 과정에서 제반비용이 수반되겠지만 수익률 레버리지 효과를 감안하면 수지맞는 장사다.
투자자 관점 이점은 계층화투자자별로 다르다. 선순위 투자자는 동일만기, 동일신용등급대비 이자율이 높기 때문에 위험조정수익률을 제고 할 수 있다. 후순위 투자자는 위험부담 수준이 높아지지만 과거 PE성과와 테마섹의 신용보강에 믿음이 있다면 높은 수익률 획득이 가능하다. 에쿼티 투자자(테마섹 인수분 외)들은 탑티어 PE펀드에 간접투자하여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에 투자회수 및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하다. (개인적으론 상장주식 투자보다 Azalea 에쿼티 트렌치가 좋아 보인다. IRP 상품으로 제공해주면 비중 20% 정도 깔고 가고 싶다)
이용혁
서울트리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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