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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 6주만에 약속 뒤집은 거래소"…시가총액 상장폐지 '조기 시행'에 소액주주·기업 발칵

  • seoultribune
  • 7시간 전
  • 2분 분량


한국거래소가 당초 공표했던 시가총액 기준 상장폐지 요건 도입 일정을 일방적으로 앞당기면서, 증권시장과 중소·중견기업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수백만 소액주주의 재산권 침해와 중소기업의 줄도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당초 약속했던 '3개년 단계적 시행 스케줄'을 복원하라는 국회 국민동의청원까지 제기되며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3년 걸쳐 한다더니…6주 만에 번복된 '지속 가능한 약속'

논란의 핵심은 한국거래소의 갑작스러운 '말 바꾸기'다. 거래소는 지난해(2025년) 7월 9일, 코스닥 300억 원·코스피 500억 원으로 상장폐지 시가총액 기준을 최대 10배 상향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시장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2026년부터 2028년까지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시행하겠다는 연착륙 방안을 약속했다.

그러나 거래소는 1단계 시행 후 불과 6주 만인 올해 2월 12일, 돌연 일정을 앞당기는 개정안을 발표했다. 지난 5월 13일 금융위원회가 이를 최종 승인하면서, 당초 내년(2027년) 시행 예정이던 2단계 기준이 불과 49일 만인 오는 7월 1일부터 기습적으로 시행되게 됐다.

청원인 측은 "이해관계자의 의견 수렴이나 합리적 근거 제시도 없이 제도적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며 "어떤 정상 기업도 이행하기 어려운 사실상의 '기습 퇴출 명령'으로 신뢰보호 원칙과 법적 안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조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영업이익 흑자인데 '시총 낮다'고 퇴출? "42조 원 시장 흔들려"

업계에서는 시가총액이라는 단일 지표만으로 기업의 생존권을 흔드는 것은 '행정편의주의적 재량권 남용'이라고 입을 모은다. 주가는 시장 심리나 유동성 등 외부 변수에 따라 언제든 변동할 수 있는데, 이를 기업의 본질 가치로 평가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현재 강화된 기준에 따라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400여 개 기업의 자산 총계는 무려 42.5조 원에 달한다. 이 중 매출 500억 원 이상인 기업이 253개사, 영업이익 흑자를 내고 있는 견실한 기업도 231개사나 포함되어 있다. 정상적인 고용과 매출을 유지하는 중소·중견기업들이 단지 주가가 낮다는 이유로 '좀비기업' 낙인이 찍힌 셈이다.

한 상장사 관계자는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 순간 주가 폭락은 물론 금융기관의 여신 회수가 즉각 시작돼 멀쩡한 기업도 부도 위기에 처한다"며 "지정 후 90거래일 안에 시총을 회복하라는 건 사실상 문을 닫으라는 소리"라고 토로했다.

"수백만 소액주주 피눈물…대통령 발언 취지도 왜곡"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극에 달하고 있다. 상장폐지가 현실화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식을 보유한 수백만 소액주주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청원 취지문에는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담겼다. 청원인은 "대통령이 언급한 '좀비기업 퇴출'의 본래 취지는 실질적 영업 활동 없이 껍데기만 남은 부실기업을 정리하자는 의미였을 것"이라며 "정상적으로 고용을 창출하고 제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까지 시총 하나로 내쫓는 것은 정책의 본질을 왜곡하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해외 자본시장에서도 정상 기업을 시가총액 기준으로 강제 퇴출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유의미한 지적도 더해졌다.

현재 청원인과 피해 기업들은 오는 7월 1일로 예정된 2단계 조기 시행을 즉시 중단 및 유예하고, 당초 공표했던 3개년 스케줄을 원상 복원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지수 관리를 위해 중소기업의 생존권과 소액주주의 재산을 희생시킨다는 비판이 거세지는 가운데, 한국거래소와 금융위가 완고한 입장을 바꿀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트리뷴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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