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선 회장 경영 에세이: 곽재선의 창
- seoultribune
- 8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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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경영은 숫자로만 평가되기 쉽다. 매출, 이익, 시장점유율이 곧 성적표로 여겨진다. 그러나 진정한 기업인의 궤적은 그 수치 너머에서 드러난다. 최근 출간된 곽재선 KG그룹 회장의 경영 에세이 『곽재선의 창』은 이를 증명하는 한 권의 책이다.
곽 회장은 1985년 작은 기계회사 세일기공에서 출발해, 오늘날 KG모빌리티·KG케미칼·KG이니시스·이데일리 등 19개 계열사를 거느린 그룹으로 키워냈다. 그러나 이 성취는 반듯한 길 위에서 이룬 결과가 아니다. 부러지고 상처 입은 회사를 인수해 제자리를 찾게 하고, 다시 그 이상으로 도약시킨 과정이 곧 KG그룹의 역사였다.
책에는 경영자로서 내려야 했던 냉정한 결단, 인간적인 흔들림을 뒤로한 채 선택했던 순간들이 담겼다. 동시에 그는 사업을 단순한 이익 추구가 아닌, “내가 쓰는 것 외에 하나 더를 만드는 일”, 나아가 “모두를 위한 의무”라고 정의한다. 계산과 기획으로 출발하지만, 결국은 타인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책임이라는 것이다.
『곽재선의 창』은 단지 경영 철학서가 아니다. 일과 삶, 인간을 바라보는 태도에 관한 보고서다. 오래 달인 탕약처럼 쓰지만 몸에는 이로운 메시지들이 곳곳에 배어 있다. “어떻게 일할 것인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 앞에서 독자는 그의 경험을 거울 삼아 자신을 비추게 된다.
곽 회장은 서문에서 “좋은 선배, 지혜로운 어른이고 싶었다”고 밝힌다. 정답이 금세 바뀌는 시대, 어렵게 찾은 정답조차 정답이 아닐 수 있는 현실에서 중요한 것은 끊임없이 정답을 찾으려는 노력이라고 말한다. 그 과정이 결국 내일을 선택할 힘을 준다는 믿음이다.
『곽재선의 창』은 기업인의 회고록이면서 동시에 삶을 묻는 철학적 질문집이다. 숫자 뒤에 가려진 한 기업인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싶다면, 곽 회장의 창문을 한 번 열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서울트리뷴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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