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至愚齋: 포르투갈 포르투를 둘러 본 소감

  • seoultribune
  • 2024년 11월 3일
  • 3분 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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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에 가기로 마음먹었다. 포르투 와인을 마시고 싶은 이유로 가고 싶었다. 포르투갈 직항이 없어 마드리드 행 비행기를 타고 차를 빌려 포루투로 갔다. 리스본을 출발하여 승용차로 세 시간 정도 걸려 포르투에 도착했다. 알파벳으로는 포르토(porto)인데 포르투갈어로는 포르투로 읽었다. 먼저 호텔을 찾았다. 완전한 베낭여행은 아니었지만 숙소를 예약하지 않고 그날 그날 잘 곳을 찾았기 때문이었다. 비즈니스 호텔 급이었는데 100 유로 내외이고 주차비를 10유로 정도 받았다. 나쁘지 않은 가격이었다. 호텔 숙박료보다는 호텔 근처에 공영 주차장이 있어서 그 호텔을 선정했다. 호텔에 가자 마자 포르투 와인을 어디서 먹을 수 있을 지 물었다. 포르투에 온 가장 큰 이유이니까….

호텔 종업원은 택시로 10유로 주면 갈 수 있는 Fereira라는 양조장을 소개해 주었다. 거기서 와인과 음식을 같이 먹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거기는 와인만 파는 곳이었다. 양조장을 후다닥 둘러보고 포르투 와인 두 병을 샀다. 빨리 포르투를 맛보고 싶었다. 양조장에서 음식을 파는 거리를 소개해 주어서 가 보니 시끌벅적했다. 괜찮아 보이는 식당에 들어가서 해산물 요리 중에 맛있는 것을 물어 보았다. 호구를 만난듯이 나에게 넙치와 같은 것을 소개하면서 제법 비싼 가격을 불렀다. 맛이 기가 막히다나 어쨌다나…. 포르투까지 왔으니 맛있는 해산물을 먹어 보는 것도 좋겠다 생각해서 시켰다. 당연히 포르투 와인도 한 잔 주문했다. 포르투 와인은 달짝지끈하다. 여성이 좋아할 것 같기는 하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닌 것 같았다. 포르투를 한 모금 마시니 금방 머리가 뻑뻑해지는 느낌이 왓다. 쉬고 싶은 생각이 밀려왔다. 가게 종업원에게 나중에 택시를 불러 달라고 부탁을 해 두었다. 내일 랄프서점에도 가 봐야 하고 대성당도 가 봐야 하고 일정이 많은데 와인을 많이 마시면 컨디션이 좋지 않을 수 있었다. 포르투갈의 최고급 와인은 Baros 라고 하는데 다음 날 구입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포르투도 항구인데 호텔 값이 비싸지 않을 것을 보면 해수욕장은 없는 것 같았다.

포르투에서 하루 더 머물기로 했다. 산티아고 순례길이 끝나는 산티아고데콤포스델라 성당에 가려고 했으나 너무 오랫동안 차를 움직이는 것 같아 그만두기로 했다. 일요일에는 75 유로 하던 같은 방이 월요일에는 112유로를 받는다. 호텔 아침은 컨티넨탈 식으로 괜찮게 나왔다. 아침을 후딱 먹고 주위에 있는 공원을 둘러보러 갔다가 문을 열지 않아 그냥 돌아왔다. 9시가 되어 공원을 거쳐 니콜라 성당, 성프란체스카성당, 상공회의소, 렐루서점, 카르무 성당을 5시간에 걸쳐 강행군을 했다. 호텔에 나와서 처음 맞딱드린 곳이 공원이었다. 앞에서는 공원이 크지 않은데 뒤로 가보면 넓고 산책할 곳이 많다. 인구가 얼마되지 않는 소도시에 굉장한 규모의 공원이다. 상공회의소는 사무실이 볼 거리였다. 천장이 잘 모자이크되어 있었다. 요사이 이렇게 화려하게 상공회의소를 지으면 엄청 욕 얻어 먹을 것이다. 포르투갈은 아직도 여기를 상공회의소로 사용한다고 한다. 물론 상공회의소 회장은 다른 곳에서 집무한다고 한다.

성프란체스카 성당은 12유로, 카르무 성당은 5유로를 받았다. 상공회의소도 입장료를 12유로를 받았다. 렐루서점은 최소 8유로에서 50유로를 받았다. 물론 책 사면 입장료에서 책 값을 공제해 주어서 괜찮았다. 성당의 입장료는 헌금이라 생각하고 낸다. 유럽에서 성당은 이제 그만 가고 싶다. 대동소이하다. 별다른 감동이 없다. 시간 낭비처럼 느껴진다. 아마도 이번이 성당을 보는 마지막 여행이 될 듯하다. 카르무 성당은 좀 특이하다. 성당 정면에 있는 조각품도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이고 양 옆에 있는 벽에도 거의 모두 예수 형상의 조각을 두고 있다. 지금까지 본 유럽의 성당의 대부분은 성당 내 채플 중 한 두개는 예수의 조각이고 나머지는 성모 마리아 내지 성인들의 조각이었다.

헤리포터 때문에 서점이 엄청 유명하다. 렐루서점이다. 사람들은 사진을 찍으로 서점에 온 것 같다. 혼자 갔기 때문에 포즈를 취하고 찍을 기회도 없었다. 많은 사람들은 이층으로 올라 가는 계단에서 연신 사진을 찍어댄다. 관광이 별 것 있나? 헤리포터를 쓴 조안이 여기서 영감을 얻었다고 하니 세상 참 유명해지고 볼 일이다. 렐루서점에서 힘들게 미국 대통령 후보인 해리스의 자서전을 구매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포르투갈어로 쓰여진 자서전이었다. 영어본인 줄 알고 샀는데, 아뿔싸~. 피자를 파는 레스토랑에서 점심 먹을 때 만난 종업원에게 선물로 주었다. 비행기에서 읽으려 했는데…. 렐루서점에 사람이 넘치다 보니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책을 구매하지 못한 것이다.

포르투는 유럽의 보통 도시와 같은 분위기를 갖고 있다. 빨간 벽돌로 꾸민 건물의 연속이다. 도시는 장난감처럼 귀엽고 아름다왔다. 포르투를 보면서 여행의 아이러니를 새삼 느꼈다. 사진을 찍지 않고 도시의 경치를 눈에 넣으니 다른 이들에 자랑하기 어렵고 나중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 사진을 찍으니 기록은 남지만 감동은 날라가 버리는 느낌이다. 내 눈에 넣은 것은 뇌의 cpu에 남아 있다가 사라진다. 더 오래 기억할수 있도록 메모리 카드처럼 뇌에 남겨도 몸과 함께 사라진다. 여행의 즐거움이요 동시에 허무함이 공존한다.

至愚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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