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 5,150억 유상증자…매각 앞두고 원매자·산업은행 간 가격 줄다리기 재점화 가능성
- seoultribune
- 11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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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이 자본 확충을 위해 5,150억 원 규모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KDB생명은 지난 11일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1억300만 주를 주당 5,000원에 발행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지분 97.65%를 보유한 산업은행이 사실상 전액을 부담하는 구조다.
이번 결정은 자본적정성 악화에 따른 ‘긴급 수혈’ 성격이 크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KDB생명의 자기자본은 –1,242억 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 지급여력비율(K-ICS) 역시 176.6%였지만 이는 경과조치 적용 수치다. 경과조치를 제외하면 지급여력비율은 43.3%로, 금융당국 기준선(100%)을 크게 밑돈다.
경과조치란 보험사의 건전성 지표를 일정 기간 완화해주는 제도로, 실제 재무건전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보험업계에서는 이번 5,150억 원 조치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IFRS17과 K-ICS가 완전히 적용되는 시점에는 최소 2조5,000억 원 이상의 추가 자본 확충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새 기준 도입 이후 생명보험사의 자본 민감도가 급격히 커져, 금리·보험이율 변동에 따라 자본 변동 폭이 훨씬 커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KDB생명 인수전에 뛰어들 원매자들은 향후 필요해질 후속 증자 비용을 모두 감안해 인수가격을 대폭 할인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반면 산업은행으로서는 사정이 다르다. 이미 공적자금 성격의 5,150억 원을 추가 투입하는 만큼, 매각 시점에는 최소한 이 금액은 회수하길 원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누적 투입자금까지 고려하면 매각 기대치는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산업은행은 2014년 이후 여섯 차례 매각을 시도했으며, 2020년 3차 매각 당시에는 1조 원의 매각가를 제시했다. 당시 원매자 JC파트너스는 ‘구주 2,000억 원 + 신주 1,500억 원(총 3,500억 원)’ 조건을 제안했지만 대주주 적격성 논란 등으로 무산된 바 있다.
KDB생명 매각 작업은 이번 자본 확충 이후 다시 속도를 낼 전망이지만, 산업은행의 회수 기대치와 원매자의 리스크 반영이 충돌하는 구조적 문제가 여전히 걸림돌로 남아 있다.
서울트리뷴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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