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 Peter Zeihan, "The End of the World is just beginning"
- seoultribune
- 2024년 7월 28일
- 2분 분량

21세기 노스트라다무스라고 불리는 지정학전략가 피터 자이한(Peter Zeihan)의 네 번째 책 The End of the World Is Just the Beginning은 매우 설득력 있게 인류문명의 퇴보를 예견하고 있다.
자이한은 이 책에서 우리가 알던 세계의 종말이 올 것이라고 말한다. 지난 75년의 황금시대가 끝났고 이제는 붕괴의 시간이라는 것이다. 세계화가 붕괴하고 산업화가 붕괴한다. 세계적 분업체계도 연결망도 붕괴한다. 이 책에서 예측하는 세계 붕괴의 양상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더욱 당혹스러운 건 한국이 헤쳐나갈 방도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이한은 그가 보여준 놀라운 예측력때문에 21세기의 노스트라다무스로 불린다. 그의 첫 번째 책인 〈21세기 미국의 패권과 지정학〉에서 트럼프의 미국을 예측했고, 〈셰일 혁명과 미국 없는 세계〉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예측했다. 〈각자도생의 세계와 지정학〉에서는 중국의 붕괴를 예측했다.
자이한은 가까운 미래도 아니고 당장 2020년대에 붕괴가 본격화한다고 말한다. 탈세계화를 넘어 탈산업화로 탈문명으로 치닫게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원자재도 연료도 식량도 부족해진다. 사라진 줄 알았던 기근이 다시 찾아온다. 단절되고 붕괴하는 세계에서는 물자든 식량이든 에너지든 자급이 안 되거나 강제로라도 가져올 역량이 안되는 지역이 가장 고통 받는다. 북미는 확실히 아니다. 동아시아와 한국이 가장 고통 받는다.
자이한은 현재 인류의 번영의 기초를 2차 세계대전후의 브레튼우즈 체제로 언급되는 미국의 세계경찰로서의 기능, 특히 "안전한 자유교역 보장"에서 찾는다. 그러나 미국 주도의 이러한 질서는 붕괴 직전이라는 것이다. 동맹의 안보. 자유로운 시장접근. 안정적인 에너지 유통 모두 더 이상 미국의 전략적 관심사가 아니고 오히려 미국은 이러한 시스템이 본인들의 국익에 반한다고 본다.
미국이 더 이상 세계경찰의 역할을 포기하는 세계에서 국가들은 잦은 무력충돌을 하게 되고 특히 해적집단과 같은 준국가적 범죄단체가 창궐하게 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만으로도 에너지와 곡물 공급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데 이러한 분쟁 및 범죄집단이 많아 지면 결국 자유로운 지구적 무역은 끝이라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인구 붕괴가 이제 막 시작되었다는 사실이다. 2020년대 들어 주요 국가의 베이붐세대가 대거 은퇴하고 있다. 마침 수명연장의 인구효과도 끝나버렸다. 인구감소가 급격히 진행된다. 고령화가 점점 빨라진다. 생산하고 소비할 인구는 줄고 부양할 인구가 갈수록 늘어간다. 저축이 사라지고 저축을 깨서 살아가게 된다. 자본이 부족해지고 수요가 쪼그라든다. 투자도 생산도 소비도 무역도 붕괴된다. 장거리 운송체계도 붕괴된다. 사람들이 가난해지고 국가들은 절박해진다.
에너지와 원자재, 식량의 상당 부분을 수입해야 하는 동아시아 국가들이 가장 큰 난관에 직면한다. 물건을 값싸게 만들 수도 없고 팔 곳도 없는 아시아 주식회사의 종말이 온다. 특히 중국과 한국에 대해서는 암울한 예언을 하고 있다.
반면 북미 지역은 역내 시장도 크고 에너지도 넘쳐나고 경작할 땅도 남아도는데 인구마저 그다지 줄지 않는다. 진짜 북미의 시대가 온다.
한국이 이러한 난관을 헤쳐나갈 방안을 찾을 수 있을까? 우리 모두 한번 쯤 읽어보고 미래를 고민해 볼 때이다.
서울트리뷴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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