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서의 금융규제 산책: 테러자금금지법 개정과 OFAC 50% Rule이 의미하는 규제 변화의 핵심
- seoultribune
- 1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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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제사회는 인신매매·강제노동·대규모 사기 등 중대 범죄가 법인 구조를 통해 조직적으로 운영되는 현실에 대응해, 자산 동결과 금융거래 제한의 범위를 실질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국내에서도 「공중 등 협박목적 및 대량살상무기확산을 위한 자금조달행위의 금지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반영되었다.
개정 테러자금금지법의 핵심은 규제 대상을 테러 관련 개인에 한정하지 않고, 해당 개인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소유·지배하는 법인까지 금융거래 제한 및 자산 동결 대상에 포함시켰다는 점이다. 이는 개인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법인을 전면에 내세우는 구조적 우회를 차단하기 위한 제도적 전환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접근은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50% Rule과 본질적으로 동일한 규제 논리에 기반한다.
OFAC은 제재 대상자가 지분 50% 이상을 직접 또는 간접 보유한 법인을, 별도의 명시적 지정이 없어도 동일한 제재 대상으로 간주한다. 제재 판단의 기준이 법인의 명칭이나 형식이 아니라 실질적 소유와 지배 구조에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캄보디아 프린스 그룹 사례는 이러한 규제 논리가 실제로 작동하는 대표적 사례다. 문제의 핵심은 특정 법인의 외형이 아니라, 중대한 인권침해 및 범죄 행위와 연계된 개인이 다수의 법인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며 자금을 운용했다는 점에 있었다. 이에 따라 제재와 자산 동결은 개인을 넘어 관련 법인 전반으로 확장되었다.
이러한 국제적 집행 방식과 비교할 때, 테러자금금지법 개정은 국내 제도가 국제 제재 기준, 특히 OFAC의 실질 지배 중심 접근과 정합성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앞으로 국내에서도 특정 개인의 범죄 연관성과 그 개인의 법인 지배 여부가 결합될 경우, 해당 법인의 자금 역시 동결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명확히 한 것이다.
실무적으로 이는 금융기관의 법인 고객확인 및 제재 대응 방식에 중대한 변화를 요구한다. 등기상 주주나 형식적 임원 확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제재 대상자 또는 고위험 개인이 지분 50% 이상 보유하거나 사실상 지배력을 행사하는지 여부를 중심으로 한 강화된 실질적 소유자 분석이 필수적이다.
결국 테러자금금지법 개정과 OFAC 50% Rule은 공통적으로, “법인이라는 외형 뒤에 숨은 위험 자금까지 규제하겠다” 는 규제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한다.
프린스 그룹 사례는 이러한 변화가 선언적 원칙이 아니라 실제 금융거래 제한과 자산 동결로 구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며, 향후 국내 금융기관의 AML·CFT 실무에서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이다.
류한서 전문위원 (법무법인 태평양)
필자는 신한은행에서 6년간 기업금융을 담당하고 금융감독원으로 자리를 옮기며 11년간 상호금융감독국, 은행감독국, 자금세탁방지팀, 분쟁조정국 등을 거쳤다. 자금세탁방지실에서는 전문감독관으로 근무했으며 자금세탁방지(AML) 전문 컨설팅 수석 컨설턴트로서 활약하기도 했다. 또한 금융정보분석원 (KoFIU)에 2년간 파견돼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업무를 맡은 경험도 있다. 류 전문위원은 현재 자금세탁방지 및 은행, 비은행 금융감독 검사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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