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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보험중개 입찰, 외국계에만 유리?…국내업체 “역차별 심각”

  • seoultribune
  • 8월 2일
  • 1분 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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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찰 조건부터 외국계 유리하게 설정…국내 기업 성장 기회 막아

외국계는 수익 대부분 본사로 송금…‘국부 유출’ 지적도

최근 한 정부 산하 공기업이 실시한 보험중개사 입찰을 둘러싸고 국내 보험중개업계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입찰 조건 자체가 국내 기업에는 불리하게 설계돼, 사실상 대형 외국계 한국법인만을 위한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해당 공기업 A사는 장기수출보험 계약의 중개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했으며, 그 결과 영국계 중개그룹 에이온의 한국법인이 최종 선정됐다. 기존 중개사인 마쉬코리아와 함께 중개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두 회사 모두 글로벌 보험중개 시장에서 1~2위를 다투는 대형 외국계 그룹의 한국 법인이다.

하지만 입찰에 참여한 국내 중개회사들은 공기업이 제시한 참여 조건이 처음부터 외국계에만 유리했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기존 중개 이력’과 ‘글로벌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보유’ 요건은 사실상 국내 중소업체의 참여를 원천 봉쇄하는 기준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신용평가사(Fitch, Moody’s, S&P 등)의 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수천만~수억 원의 비용이 들며, 일정 규모 이상의 외형이 없으면 평가 자체가 어렵다. 반면 외국계 중개사의 한국법인은 본사의 신용등급을 그대로 인정받아 유리한 입장을 차지하고 있다.

한 국내 중개사 관계자는 “보험 중개 이력은 기회를 줘야 생기는 것인데, 그 이력을 입찰 요건으로 삼는 건 불공정하다”며 “이런 구조에서는 국내사는 시작조차 어렵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마쉬코리아는 2023년 당기순이익 479억 원 중 384억 원(80%)을, 에이온코리아는 170억 원 중 145억 원(85.3%)을 본사에 배당하며 높은 외화 송금률을 보였다. 두 회사가 최근 2년간 해외로 송금한 규모는 1천억 원을 넘는다. 이에 따라 ‘국부 유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보험중개업계는 국내 중개사의 역량이 과거에 비해 크게 향상된 만큼, 지금과 같은 불합리한 입찰 관행은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관계자는 “공기업이라면 국내 기업 육성과 기회를 고려해야 함에도 오히려 국내 기업을 배제하고 있다”며 “선진국과 비교해도 국내 중개사의 시장 점유율이 지나치게 낮다”고 지적했다.

서울트리뷴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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