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대국 한국, 재보험은 사실상 ‘중개’ 중심…코리안리의 자본 한계 문제점
- seoultribune
- 5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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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보험시장은 세계 10위권 규모의 대형 시장이지만 재보험 산업 구조는 여전히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국내 유일의 전업 재보험사인 코리안리가 자본력 한계로 인해 상당한 위험을 해외 재보험사로 다시 이전하는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재보험 산업이 사실상 ‘중개 채널’에 가까운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재보험은 보험사가 인수한 위험을 다시 분산시키는 금융 인프라로, 본래의 역할은 자본을 기반으로 대형 위험을 직접 보유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분산하는 데 있다. 실제로 글로벌 재보험 시장에서는 Swiss Re, Munich Re 등 대형 재보험사들이 막대한 자기자본을 바탕으로 자연재해와 대형 산업 사고 등 고위험을 직접 인수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재보험 구조는 이와 다른 양상을 보인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가 코리안리에 출재한 위험 가운데 상당 부분은 다시 해외 재보험사로 이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보험사가 위험을 최종적으로 보유하기보다 글로벌 재보험 시장으로 다시 넘기는 이른바 ‘재재보험’ 비중이 높은 구조다.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코리안리의 역할이 재보험사라기보다 사실상 위험 전달 채널에 가깝다는 비판도 나온다. 재보험사는 원칙적으로 자본을 투입해 위험을 직접 인수하는 산업이지만, 위험의 상당 부분이 다시 해외로 이전되는 구조라면 기능적으로는 재보험 중개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재보험 중개 시장에서는 Aon, Marsh McLennan 같은 글로벌 브로커들이 보험사와 재보험사를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브로커는 위험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거래를 중개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한다. 반면 재보험사는 위험을 실제로 인수하고 자기자본으로 손실을 감당하는 것이 핵심 기능이다.
문제는 국내 재보험 구조가 이 두 역할 사이에서 모호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코리안리가 일부 위험을 보유하긴 하지만, 대형 위험 상당 부분이 해외 재보험사로 이전되는 구조가 지속되면서 결과적으로 한국 보험시장에서 발생한 재보험료의 상당 부분이 해외 시장으로 이동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코리안리가 높은 수익성을 자랑하지만, 국내 보험 시장 규모에 비해 재보험 산업 기반이 충분히 성장하지 못한 원인을 제공한 것도 사실”이라며 “대형 재난 위험을 국내에서 충분히 흡수할 수 있는 자본 기반 재보험사가 되기 위한 노력을 해왔는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구조가 장기적으로 국내 보험 산업의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재보험 산업은 단순한 보험 보조 기능이 아니라 고부가가치 금융 산업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재보험사들은 보험료 수익뿐 아니라 거대한 투자 자산을 운용하며 금융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국내 보험사 입장에서도 충분한 자본력을 가진 재보험사가 국내에 존재해야 장기적인 리스크 관리 파트너로서 기능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한국 보험 산업이 세계적 규모로 성장한 만큼 재보험 산업 역시 보다 경쟁적이고 자본 기반이 강화된 구조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재보험 시장이 단순한 위험 전달 채널을 넘어 실제 위험을 보유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울트리뷴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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